[사성인Story] 단골이 주주가 되는 변화, ‘관계’로 자본의 물길을 트다 - 오마이컴퍼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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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세상을 바꿀 선한 의지가 있어도 ‘자본’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서면 작아지기 마련입니다 . 금융의 문턱은 높고, 숫자로 당장 증명되지 않는 가치는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격려는 넘쳐나지만, “투자하겠습니다”라는 실질적 지원은 여전히 희소한 것이 냉정한 현실. 하지만 여기, 그 차고 단단한 자본의 벽을 ‘관계’의 온

혁신적인 아이디어와 세상을 바꿀 선한 의지가 있어도 ‘자본’이라는 거대한 벽 앞에 서면 작아지기 마련입니다. 금융의 문턱은 높고, 숫자로 당장 증명되지 않는 가치는 외면받기 일쑤입니다. “좋은 일 하시네요”라는 격려는 넘쳐나지만, “투자하겠습니다”라는 실질적 지원은 여전히 희소한 것이 냉정한 현실. 하지만 여기, 그 차고 단단한 자본의 벽을 ‘관계’의 온기로 허무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기업의 가치에 공감하는 ‘팬’을 만들어주고, 매일 오가는 단골 손님을 든든한 ‘주주’로 변신시키며, 기업과 투자자가 한 배를 타게 만드는 곳. “돈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곳으로 흐르게 하겠다”는 일념으로 14년째 묵묵히 사회적 금융의 새 길을 내고 있는 오마이컴퍼니의 치열한 이야기입니다.

우연히 본 UN 보고서, 인생을 바꾸다

오마이컴퍼니의 시작은 2011년,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세 사람이 의기투합하며 시작됐습니다. 12년 차 증권사 직원이었던 성진경 대표, 영화 마케팅 전문가, 그리고 사회적경제를 연구하던 박사과정 학생. 서로 다른 길을 걷던 이들이 하나로 모인 계기는 우연히 발견한 UN 보고서였습니다. 성진경 대표는 당시를 이렇게 회상합니다.

“증권사에서 10년 넘게 일하며 숫자에만 매몰되다 보니 회의감이 들더군요. 그러다 우연히 UN 보고서에서 문화 예술 분야의 크라우드 펀딩 사례를 번역해서 보게 됐는데, 무척 인상적이었습니다. ‘이거다! 이걸 사회적기업에 접목하면 시민들이 십시일반 참여해서 이 좋은 기업들을 우리 사회에 뿌리내리게 할 수 있겠다.’ 그 확신 하나로 창업에 뛰어들었습니다.”

고래를 살리는 인형, 햄버거를 사랑한 주주들

오마이컴퍼니를 거쳐 간 기업들의 성장 스토리는 이 플랫폼에는 크라우드 펀딩 이상의 무언가가 있음을 알려줍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울산의 사회적기업 ‘우시산’인데요. 초기엔 어르신 바리스타가 있는 작은 갤러리 카페였지만, 오마이컴퍼니 펀딩을 통해 ‘폐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이라는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로 과감히 피벗(Pivot)했습니다. 지역 특산품 펀딩으로 시작해 점차 고래 인형, 해양 생물 양말 등을 히트시키며 팬덤을 쌓았고, 지금은 SK이노베이션과 협업하는 ESG 대표 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펀딩이 자금 조달을 넘어 기업의 정체성과 방향성을 찾아가는 나침반이 된 것이죠.

수제버거 브랜드 ‘바스버거’의 사례는 ‘관계 금융’의 정수를 보여줍니다. 광화문 등 직영점 2곳, 매출 6억 원에 불과했던 작은 가게는 10여 차례의 증권형 펀딩을 통해 단골 손님들을 주주로 영입했습니다. 투자자에게 이자와 함께 햄버거 이용권을 제공하며 “맛있어서 투자한다”는 고객들을 진짜 주인으로 만들었죠. ‘내 가게’가 된 햄버거집을 홍보하지 않을 주주가 어디 있을까요? 그 결과 바스버거는 17개 직영점, 연 매출 250억 원이 넘는 탄탄한 브랜드로 성장했습니다.

생존을 위한 버팀의 시간, 플랫폼 위한 자양분으로

물론 순탄한 길만 있었던 건 아닙니다. 2012년 야심 차게 플랫폼을 오픈했지만 정작 펀딩을 개설하겠다는 팀도, 돈을 내겠다는 사람도 없었습니다. 아무도 찾지 않는 플랫폼을 지켜보던 초창기, 성 대표는 ‘기다림’ 대신 ‘발굴’을 택했습니다. 직접 창업팀을 찾아가 펀딩 기획부터 스토리텔링까지 가르쳐주는 교육 프로그램을 만든 것입니다.

“수수료 수익이 없어 힘들었던 ‘보릿고개’를 교육과 컨설팅 용역으로 버텨냈습니다. 당시엔 생존을 위한 고육지책이었지만, 결과적으로는 140여 개 공공기관과 신뢰를 쌓고 기업을 보는 눈을 키우는 전화위복의 시간이 되었습니다.”

이러한 내공은 최근 폭발적인 성장으로 이어졌습니다. 중소벤처기업부의 ‘민간투자연계형 매칭융자(LIPS)’ 사업 주관사로서 2024년 한 해에만 약 170억 원의 융자 매칭을 성사시켰고, 소상공인을 위한 ‘우리동네 크라우드 펀딩’ 사업에서는 모금 실적 60억 원을 달성했습니다. 과거엔 용역 사업 비중이 높아 정체성을 고민하기도 했지만, 이제는 펀딩 규모가 100억 원에 육박하며 플랫폼 자체의 기반이 더욱 단단하게 자리잡고 있습니다.

보이지 않는 가치를 ‘화폐’로 증명받은 시간

오마이컴퍼니는 SPC(사회성과인센티브) 1기 멤버이기도 합니다. 펀딩 규모가 크지 않았던 사업 초기, 성진경 대표는 언론을 통해 SPC를 접했고, 사회연대은행 이종수 대표의 추천을 받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당시 오마이컴퍼니에게 SPC는 금전적 지원 그 이상의 의미였습니다. 성진경 대표는 “우리가 창출한 사회적 가치를 화폐 단위로 환산해 준다는 점이 가장 매력적이었다”고 회상합니다. “우리가 단순히 돈을 버는 것이 아니라, 우리 사회에 이만큼의 가치 있는 일을 하고 있다는 것을 객관적인 수치로 인정받는 과정이었기 때문”입니다.

물론 기업마다 측정 기준이 달라 일괄적인 적용이 어렵다는 아쉬움도 있었지만, SPC를 통해 받은 인센티브는 회사가 어려운 시절을 버텨낼 든든한 살림 밑천이 되었습니다. 무엇보다 ‘착한 기업’이라는 막연한 수식어를 넘어, ‘성과를 내는 소셜벤처’로서의 가능성을 확인시켜 준 소중한 계기가 되었습니다.

▶ ‘오마이컴퍼니'의 임팩트는 사회성과인센티브 매거진 <사성인> 5호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사성인 매거진 5호 전문 보러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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