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치 : ON] SPC 졸업, 그 이후의 이야기
인센티브의 마침표는 찍었지만, 기업의 가치는 계속 흐릅니다.
3년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 프로젝트를 졸업한 이후, 기업들은 지금 어디에 서 있을까요.
[가치:ON] 시리즈에서는 SPC 졸업 기업들의 ‘그 이후’를 들려드립니다.
이 시리즈는 SPC 졸업 기업들이 프로젝트를 통해 만든 사회성과를 전략으로 전환하고, 조직과 사업 전반에 어떤 변화를 이어가고 있는지를 기록합니다.
숫자로 다 전하지 못한 치열한 고민과 단단한 다짐. 그리고 지금도 진행 중인 각 기업의 ‘다음 장’을 따라갑니다.

[가치:ON] ③편 - 사회적 가치를 '보여주는' 기업, 공감만세 SPC 이야기
지역을 기반으로 활동하는 많은 사회적기업에게 ‘사회적 가치’는 출발점이자 존재 이유다.
그러나 그 가치를 어떻게 설명하고, 어떻게 증명하며, 어떻게 지속가능한 구조로 만들 것인가라는 질문 앞에 늘 막막함이 따른다.
사회적기업 ‘공감만세’가 SPC(사회성과인센티브)에 참여하게 된 이유 역시 이 질문에서 출발했다.
지역을 연결하며 사회적 가치를 만들다
공감만세는 공정여행을 기반으로 출발한 사회적기업으로, 현재는 지속가능관광, 지역 활성화, 청소년·청년 국제교류, 고향사랑기부제 플랫폼 운영 등 다양한 영역에서 활동하고 있다. 공감만세가 지향하는 사회적 가치는 명확하다. 사람의 이동이 지역의 부담이 아니라 기회가 되도록 만들고, 단기적 소비가 아닌 관계와 책임으로 이어지는 구조를 설계하는 것이다.
우리는 ‘얼마나 많은 사람이 왔는가’보다 ‘그 방문이 지역에 어떤 변화를 남겼는가’를 중요하게 생각해 왔다. 다만 그동안 이러한 가치는 내부의 신념이나 스토리텔링에 머무르는 경우가 많았다.
SPC 참여 후 눈에 보인 변화
SPC 프로젝트 참여 이후 가장 크게 달라진 점은 사업을 바라보는 언어와 기준 자체가 바뀌었다는 점이다. 이전에는 사업의 성과를 참여자 수, 프로그램 횟수, 매출 등으로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면, SPC 참여 이후에는 자연스럽게 “우리의 활동이 사회적 가치 창출에 얼마나 도움이 되었는가”를 보다 명확하게 전할 수 있게 되었다. 프로젝트를 통해 일궈낸 현장의 변화가, 실질적인 화폐가치로 환산되어 인센티브로 주어지면서 더 많은 사회적 임팩트 창출을 위한 확실한 동기부여가 더해졌다. 사업의 첫 설계 단계부터 결과로 이어지는 과정에서, 우리가 지향해야 할 사회적 가치가 무엇인지 확실히 인식하게 되었고, 이전보다 사업을 짜임새 있게 운영할 수 있게 되었다.
가치:ON - SPC 졸업 이후?
SPC 이후의 현재, 일본 Outcome-based Funding으로의 경험 확장
현재 공감만세는 사회적가치연구원(CSES)과 일본펀드레이징협회(JFRA)와 함께 일본에서의 SPC 국제화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국의 SPC 참여기업이자, 일본에 법인을 둔 기업으로서, 양국의 소셜섹터를 잇는 의미 있는 과제를 함께할 수 있는 것은 매우 특별하고 귀중한 경험이었다. 한국 SPC에 참여할 당시, 가장 큰 어려움은 현장의 복잡한 변화를 수치로 모두 환원할 수는 없다는 점이었다. 분명 우리가 낸 성과는 이것보다 크지만, 정해진 지표 안에서는 여전히 측정할 수 없는 부분들이 남아있었다.
일본에서 진행 중인 Outcome-based Funding은 참여기업들이 각자의 미션에 연결된 사회성과 지표를 함께 설계하고, 그 달성을 위해 노력하는 방식으로 운영되고 있다. 그 과정에 참여하며, 우리 회사에서 지표를 다시 설정할 수 있다면 어떤 방식으로 측정할 수 있을지 고민하게 되었고, 그 결과 사업의 방향성이나 우리가 추구해야 할 가치가 한층 더 명확해졌다.
일본에서도 기존 SIB 등과 같은 논의는 있었지만, 사회성과를 화폐가치로 환산하고 인센티브를 부여하는 것은 첫 시도였다. 한국 SPC 10년의 노력과 성과가, 일본에서 소셜섹터의 기업과 단체에게 ‘성과를 만들수록 기회가 확장되는 새로운 장’을 열어 준 것이다.
참여를 고민하는 많은 분들에게
공감만세는 사회적기업으로서 다양한 지역에서 로컬비지니스 인큐베이팅을 진행하고 있다. 앞선 경험을 바탕으로 성과 기반 구조를 사전에 설계하고, 향후 재원 연계와 확장 가능성을 염두에 둔 사업 운영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지역에서 첫 발걸음을 떼는 기업들을 응원하고 지원하고 있다.
SPC 참여를 여전히 고민하는 기업이나 단체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 가지이다. SPC는 성과를 ‘증명하라고 요구하는 제도’가 아니라, 조직을 한 단계 성장시키는 학습 과정이라는 점이다. 완벽하지 않더라도 괜찮다. 중요한 것은 스스로에게 “우리는 어떤 변화를 만들고 있는가”를 끝까지 묻는 태도이다.
사회적 가치가 이야기로만 남는 시대는 지났다. 이제는 사회적 가치를 설명하고, 검증하고, 눈에 보이는 형태로 확장할 수 있는 조직이 필요하다. 공감만세에게 SPC는 바로 그 전환을 가능하게 한 하나의 계기였다. 앞으로도 SPC를 통해 많은 기업이 자신들의 가능성과 나아갈 방향성을 확인하며, 그로 인해 더 많은 사회문제가 해결되는 미래가 이어지길 기대한다.
공감만세 기업부설연구소 소장 (일본법인 페어트래블재팬 법인장) 이연경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