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ON] ⑤ 매일의 식탁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까지, ‘청밀’이 만든 상생의 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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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 : ON] SPC 인센티브 종료 그 후, 그들의 가치는 여전히 켜져(ON) 있을까요? 3년간의 성과 보상, 그리고 졸업. 지원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간 기업들이 있습니다. 서류상의 숫자를 넘어, 땀 냄새나는 현장에서 확인한 '진짜' 변화의 기록. [현장:ON]이 SPC 졸업 기업의 '오늘'을 만나러 갑니다. [현장

[현장 : ON] 

SPC 인센티브 종료 그 후, 그들의 가치는 여전히 켜져(ON) 있을까요?


3년간의 성과 보상, 그리고 졸업. 

지원이라는 든든한 울타리를 넘어, 더 넓은 시장으로 나아간 기업들이 있습니다. 

서류상의 숫자를 넘어, 땀 냄새나는 현장에서 확인한 '진짜' 변화의 기록. 

[현장:ON]이 SPC 졸업 기업의 '오늘'을 만나러 갑니다.


[현장:ON] ① 교육 지원과 일자리를 잇는 기업 맘이랜서 “SPC는 트랙을 벗어나지 않게 해준 나침반이다”

[현장:ON] ② 종이로 가구를 만드는 기업 페이퍼팝 “새로운 변화를 만들어낼 수 있는 기반이 생겼다”

[현장:ON] ③ 협동으로 만든 동물병원, 우리동생이 증명한 돌봄의 가치 “SPC는 우리의 가치를 처음 숫자로 인정해준 경험이었다”

[현장:ON] ④ 지역을 살리는 여행에서 기부 플랫폼까지, 공감만세가 만든 연결의 힘

[현장:ON] ⑤ 매일의 식탁에서 지속가능한 일자리까지, ‘청밀’이 만든 상생의 가치


사회적기업이 만드는 가치는 숫자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누군가에게는 '일자리 하나'가 생긴 일이지만, 또 다른 누군가에게는 가족의 걱정을 덜어주고 삶을 다시 이어갈 수 있는 희망이 되기도 합니다.

사회성과인센티브(SPC) 졸업기업을 찾아가는 [현장:ON] 다섯 번째 이야기에서는 이러한 변화를 가장 오랜 시간 현장에서 만들어온 1세대 사회적기업 청밀을 찾았습니다. 서울 가락시장을 기반으로 농산물을 다듬고 식자재를 유통하는 평범한 사업처럼 보이지만, 청밀이 진짜 유통하는 것은 먹거리만이 아닙니다. 장애인과 고령자의 지속 가능한 일자리, 가족의 안심, 그리고 지역사회와 함께 성장하는 상생의 가치입니다.

청밀의 양창국 대표는 "우리는 식자재를 유통하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는 것이 아니라, 좋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식자재를 유통한다"라고 말합니다.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목적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다는 것을 17년 동안 증명해 온 청밀. SPC를 통해 사회성과를 측정하고 성장의 방향을 더욱 명확히 다져온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Q. 사회적 기업 '청밀'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청밀은 2008년 설립된 식자재 유통 전문 1세대 사회적기업입니다. 장애인과 고령자 등 취약계층에게 지속 가능한 일자리를 제공하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환경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서울 가락시장을 기반으로 농산물 전처리와 식자재 유통 사업을 운영하며 공공기관과 사회복지시설 등에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고 있습니다. 

'청밀'은 '푸를 청(靑)'과 '우리 밀'을 합친 이름입니다. 푸른 밀밭의 물결처럼 청밀의 기술과 사회적 가치도 널리 퍼지길 바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Q. 사업을 운영하며 가장 어려웠던 시기는 언제였나요?

예비 사회적기업으로 출발했지만 정부 지원만으로는 운영이 쉽지 않았고, 사업을 유지하기 위해 많은 시행착오를 겪었습니다. 

특히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함께 일하는 조직 문화를 만드는 데 오랜 시간이 필요했습니다. 그 과정에서 사회적기업 경영을 다시 공부하고 생산성을 높이는 시스템을 구축하며 사업성과 사회적 가치를 함께 키워왔습니다.

Q. 청밀이 해결하고자 하는 가장 중요한 ‘사회문제’는 무엇인가요?

'취약계층의 단절된 일자리 문제'와 '그들 가족의 삶의 무게'를 해결하고 싶었습니다. 

청밀은 '고령자와 장애인의 일자리를 어떻게 만들 수 있을까'라는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그런데 예비 사회적기업 제도를 준비하면서 이것이 단순한 고용 문제가 아니라 사회 구조의 문제라는 것을 깨닫게 됐습니다. 

특히 기억에 남는 것은 발달장애인 부모님들의 이야기입니다. 부모님들이 가장 두려워하는 것은 자신이 세상을 떠난 뒤 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 모른다는 불안이었습니다. 그래서 청밀은 단순히 한 사람을 채용하는 데 그치지 않고, 취약계층이 사회 구성원으로 당당하게 살아갈 수 있는 안전망을 만드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결국 저희가 해결하고 싶은 사회문제는 '단절된 일자리'가 아니라 '단절된 삶'이라고 생각합니다.

Q. 청밀이 현재 만들고 있는 가장 중요한 ‘사회적 가치’는 무엇인가요?

'장애인과 비장애인이 차별 없이 동등한 동료로 성장하는 일터의 실현'입니다. 

청밀 안에서 장애인 직원들은 단순히 보호받는 대상이 아니라, 생산성을 책임지는 숙련된 작업자이자 당당한 직장인으로 살아갑니다. 이들의 경제적 자립을 돕고 고용의 지속가능성을 확보하여, 취약계층 가정 전체에 평온한 일상을 선물하는 것이 청밀이 만드는 가장 본질적인 사회적 가치입니다.

처음에는 직무 능력을 키우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함께 일하면서 가장 큰 가치는 '매일 출근할 수 있는 일터가 있다'는 사실이라는 것을 알게 됐습니다. 일터는 규칙적인 삶과 자립의 기반이 되고, 가족들의 돌봄 부담도 줄여줍니다. 결국 한 사람의 일자리는 개인뿐 아니라 가족의 삶까지 변화시키는 힘이 있습니다.

Q.  취약계층 고용이 청밀 사업모델 안에서 어떤 의미를 갖고 있나요?

청밀에게 고용은 사업의 '결과'가 아니라 '목적' 그 자체입니다. 

일반 기업은 이윤을 남기기 위해 사람을 고용하지만, 청밀은 일자리를 만들기 위해 식자재를 유통합니다. 특히 손이 많이 가고 정밀함이 필요한 농산물 전처리(세척, 다듬기, 소분) 공정은 우리 발달장애인 및 고령자 직원들이 최고의 집중력을 발휘할 수 있는 최적의 사업 모델입니다. 즉, 취약계층 고용은 청밀 비즈니스의 핵심 경쟁력이자 성장의 원동력입니다.

Q. 사업성과 사회적 가치 사이에서 가장 고민했던 순간은 언제였나요?

식자재 유통 시장의 단가 경쟁이 극심해지거나, 물류 인프라 확장 등 대규모 자본 투자가 필요한 시점마다 늘 고민이 깊었습니다. 최신 자동화 설비를 도입하면 단가를 낮추고 효율을 극대화할 수 있지만, 이는 곧 우리 취약계층 직원들의 일자리가 줄어든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입니다. 비장애인 직원들에 비해 작업 속도가 느리거나 시행착오가 발생할 때, 시장의 냉혹한 기준과 우리가 지켜야 할 사회적 가치 사이에서 균형을 잡는 것은 경영자로서 늘 마주하는 가장 무거운 숙제였습니다.

Q. 가장 기억에 남는 직원이나 순간이 있으신가요?

제 생일에 있었던 일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뇌병변 장애가 있는 직원 한 분이 출근길에 직접 커피를 사서 저에게 선물해 준 적이 있습니다. 다른 사람에게는 평범한 커피 한 잔일 수 있지만, 저에게는 전혀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예전에는 누군가의 도움 없이는 이동조차 쉽지 않았던 분이 자신의 힘으로 번 돈으로 누군가에게 마음을 표현했다는 사실이 너무 감동적이었습니다. 그 순간 '우리가 만드는 것은 단순한 일자리가 아니라 한 사람의 자존감과 삶의 변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직원들이 월급날 기뻐하는 모습, 부모님들이 손을 잡고 감사하다고 말씀해 주시는 순간들이 지금도 가장 큰 보람으로 남아 있습니다.

Q. SPC에는 어떤 계기로 참여하게 되셨나요?

사회적기업을 운영하면서 가장 고민했던 것은 우리가 만드는 사회적 가치를 어떻게 객관적으로 증명할 수 있을까하는 점이었습니다. 특히 사회적기업은 일반 기업처럼 재무 성과만으로 평가받다 보니 금융기관의 대출 문턱이 높고, 사회적 가치와 같은 비재무적 성과는 제대로 인정받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습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SK의 사회성과인센티브(SPC)를 알게 됐습니다. 단발성 자금 지원이나 일회성 포상에 그치는 여타 지원 사업과 달리, SPC는 기업이 창출한 '진짜 사회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평가해 믿고 지지해 준다는 점이 매력적이었습니다. 우리가 현장에서 만들어 온 가치가 사회적으로 얼마나 의미 있는지 확인하고, 이를 통해 사회적기업의 가치를 더 설득력 있게 설명하고 싶다는 생각으로 참여하게 됐습니다.

Q. SPC를 준비하면서 가장 어려웠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현장에서 자연스럽게 해오던 활동을 데이터와 증빙자료로 정리하는 일이었습니다. 취약계층 고용이나 지역사회 기여처럼 눈에 보이지 않는 가치를 객관적인 지표로 표현하는 과정에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을 통해 청밀이 생각보다 다양한 사회문제를 해결하고 있다는 사실을 새롭게 확인할 수 있었고, 우리의 사회적 가치를 더욱 명확하게 정리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사회성과 측정 결과를 받아보셨을 때 가장 인상 깊었던 점은 무엇이었나요?

예상보다 훨씬 큰 사회성과가 측정된 것이 가장 인상 깊었습니다. 막연히 '좋은 일을 하는 기업'이라고 생각했던 활동들이 실제 사회적 가치로 환산되어 객관적인 결과로 나타났기 때문입니다. "청밀이 이번 해에 대한민국 사회의 비용을 이만큼 절감하고 이만큼의 가치를 창출했다"는 성적표를 받았을 때의 자부심은 이루 말할 수 없었습니다. 직원들과는 결과를 백서로 만들어 공유했고, 고객사에도 전달했습니다. 덕분에 청밀이 어떤 사회적 가치를 만드는 기업인지 더욱 설득력 있게 설명할 수 있게 됐습니다.

Q. SPC 참여 이후 실제 경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나요?

“모든 경영 의사결정 시 '비즈니스 재무제표'와 '사회성과 지표' 두 가지 트랙을 동시에 고려하는 습관이 정착되었습니다.” 

SPC를 경험하면서 사회성과를 경영의 중요한 기준으로 바라보게 되었으며, 사업을 확장하거나 새로운 투자를 검토할 때도 매출뿐 아니라 사회적 가치가 얼마나 늘어날지 함께 고민하는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인센티브는 직원들의 성과급과 물류센터 이전 등 사업 경쟁력을 높이는 데 활용하며, 사회성과와 기업 성장을 함께 이어갈 수 있었습니다.

Q. SPC를 졸업한 이후 가장 큰 과제는 무엇인가요?

SPC를 졸업한 뒤에는 사회성과를 계속 유지하고 확산하는 것이 가장 큰 과제가 됐습니다. 좋은 일자리를 만드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한 삶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사업을 발전시키고 싶었습니다. 이를 위해 소농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스타트업과 함께 새로운 식품과 서비스를 개발하며, 소규모 복지시설에도 양질의 식문화를 제공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습니다.

Q. SPC 참여 당시와 비교해 청밀은 어떤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하시나요?

예전의 청밀이 좋은 뜻을 가지고 열심히 달리는 사회적기업이었다면, 지금은 '사회적 가치를 체계적으로 관리하고 비즈니스로 증명해내는 성숙한 종합 유통 큐레이션 기업'으로 성장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다양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협력하며 사회적 가치와 사업 경쟁력을 함께 높여가는 푸드테크 기업으로 발전해 나가고자 합니다.

Q. 앞으로 청밀이 만들고 싶은 사회적 가치와 다음 임팩트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청밀이 취약계층에게 양질의 일자리를 만드는 데 집중해 왔다면, 앞으로는 그 가치를 더 넓은 사회로 확산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식자재 유통과 전처리 기술을 바탕으로 요양시설과 소규모 복지시설 등 먹거리 사각지대에도 더 건강하고 질 높은 식사를 제공하며, 누구나 건강한 먹거리를 누릴 수 있는 환경을 만들고 싶습니다.

또한 소농과 스타트업, 다양한 기술을 가진 기업들과 협력해 사회적 가치가 담긴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하고, 일상 속 소비가 자연스럽게 사회적 가치로 이어지는 생태계를 만들어가고자 합니다. 무엇보다 청밀의 구성원들이 이곳에서 일하는 것에 자부심과 행복을 느끼고, 더 많은 취약계층이 안정적으로 일할 수 있는 양질의 일자리를 지속적으로 만들어가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입니다. 

청밀의 성장이 더 많은 사람들의 건강한 삶과 지속 가능한 일자리로 이어지는 것, 그것이 앞으로 청밀이 만들어갈 가장 큰 사회적 가치이자 임팩트입니다. 

사회적기업은 흔히 '착한 기업'으로 불리지만, 청밀의 이야기는 그보다 한 걸음 더 나아갑니다. 청밀은 사회적 가치가 기업의 선의가 아니라 경영의 기준이자 경쟁력이 될 수 있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사람을 위한 선택을 하면서도 사업을 지속가능하게 만들고, 그 과정에서 만들어낸 사회적 성과를 객관적으로 측정하며 더 큰 성장의 발판으로 삼아왔습니다.

양창국 대표는 인터뷰 내내 "일자리를 만드는 것이 곧 사람의 삶을 바꾸는 일"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실제로 청밀이 만든 일자리는 장애인과 고령자에게 안정적인 소득을 제공하는 것을 넘어 가족의 불안을 덜고, 지역사회와 생산자를 연결하며 더 건강한 먹거리 생태계까지 확장되고 있습니다.  

SPC는 이러한 변화가 단순한 선의가 아니라 사회 전체의 가치로 이어지고 있음을 확인해 주는 과정이었습니다. 

앞으로도 청밀이 만들어갈 '푸른 밀밭'의 가치가 더 많은 사람들의 삶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합니다.

* 인터뷰: CSES 홍보팀

* 기업 사진 제공: 청밀

* 인터뷰 촬영: 소셜 섹터 전문 사진작가 조태현 | 비욘드 더 포토 @beyondthephoto_meet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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